공익 토지로 땅 장사한 승산,
소송에서도 허위주장 '승소'

환매 사실 은폐위해 비밀각서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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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권
기사입력 2022-04-07

▲ 승산이 환매권 시효를 3일 앞둔 지난 2014년 10월 29일, 한 수용 토지주에게 토지를 돌려주기로(환매) 결정하면서 작성한 '합의각서'. 각서에는 토지보상법에 규정에 따라, 토지매매 대금을 결정한다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승산은 이후 환매권 소송에서 이 사실을 은폐해 승소했다.  © 김남권

 

강원 강릉 샌드파인 골프클럽 운영사인 ㈜승산이, 공익사업 목적으로 강제 수용한 사유지를 다른 용도로 몰래 매각한 문제점에 대해 연속보도 하고있다.  앞서 "(주)승산의 골프장 부지 꼼수 매각 문제없나?"에 이어 이번에는. 승산이 무려 18년간이나 수용토지를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토지보상법에 따른 ‘환매(원소유주들에게 토지를 돌려주는 것)’를 어떻게 피했는가‘에 대해 취재했다. 

 

㈜승산은 지난 2004년, 공익사업인 대중골프장 건설 목적으로 사업 지역 내 토지 매수에 나섰고, 이 중 9명의 소유주가 매매를 거부하자 강원도지방토지수용위원회를 통해 강제수용절차를 밟았다. 이렇게 수용한 토지를 무려 18년간이나 사용하지 않음에 따라 토지보상법에 따른 ‘환매권’이 발생했지만, 승산은 모두 7차례의 ‘실시계획’ 연장을 통해 사업진행 중임을 주장하며 이를 막아왔다.       

 

법정에서 ‘허위주장’으로 환매 막은 승산

 

승산에게 사유지를 강제 수용당한 원소유주 9명 중 한명인 A씨는, 2년전인 2020년 사업시행사인 승산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냈다. 2004년 토지를 수용한 승산이 10년째(당시 기준) 공사를 미루어오다, 일부 원소유주에게 토지 환매를 해 주는 등 ‘환매권’ 발생 사실을 알고도 이를 통지·공고 하지 않아 손해를 입었다는 이유에서다. 이 소송은 승산으로부터 수용된 토지를 되찾기 위한 ‘소유권말소등기 청구’ 소송이었지만, 예비적으로 ‘환매권’ 통보 미이행에 관한 손해배상도 포함됐다.

 

앞서 장기간 수용 토지를 방치하던 승산은, 2014년 다른 수용 토지주 B씨로부터 환매 요구를 받고 1여년 끝에 ‘환매’를 수용했다. 이 사실은 비밀에 부쳐졌다. 토지보상법 규정대로라면 승산이 사업진행이 어렵다는 점을 인정해야 '환매'가 진행된다.

 

A씨가 이 소식(환매)을 들었을 때는 이미 ‘환매권’이 상실된 시점이었다. 토지 수용일로부터 10년간 유지되는 ‘환매권’은 2014년 11월 1일 까지였다. 결국 이를 통보하지 않은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에 나선 것이다 .

 

토지보상법에는 수용 토지를 5년 이 내 원래 목적대로 사용하지 않을 경우 ‘환매권’(원소유주에게 되돌려주는 것)이 발생하고, 사업시행사와 자치단체는 이를 인지하게 될 경우, 모든 수용 소유주(협의매수,강제수용)들에게 이 사실을 반드시 통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어길 경우 손해배상 청구가 가능하다.  

 

재판에서 승산은 B씨와의 거래는 ’환매‘가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쟁점은, 승산이 앞서 원소유자 B씨에게 토지를 매각한 것이 ‘환매’에 의한 것인지와 또 비슷한 시기에 B씨 토지를 사업부지에서 제외한 강릉시의 행정이 '환매‘에 따른 후속조치였는지에 대한 판단이었다.

 

승산은 증거물로 제출한 ’부동산매매합의서’ 작성일자가 환매권 기간이 지난 2015년 7월이고, 강릉시가 사업 부지에서 B씨 토지를 제외한 시점 역시 매각 시점보다 먼저 이루어졌기 때문에 ‘환매’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또 매각이유에 대해서도, 강릉시가 먼저 B씨의 토지를 사업부지에서 제외했고, 승산은 이로인해 사업에 필요없어진 토지를 원소유자인 B씨에게 단순 매각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 승산이 법정에서 수용 토지주 B씨에게 토지를 매각한 것은 환매가 아니라고 주장하는 타임라인. 승산은 매매계약 작성일이 환매권 시효가 지난뒤이기 때문에 환매와는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 김남권



반면 A씨는 승산이 법원에 제출한 ‘부동산매매합의서’는 실제 계약일과는 다른 이면계약서일 가능성이 크고, 강릉시의 사업부지 변경 역시 이 계약에 따른 결과물이라고 반박했다. 환매가 이루어진 뒤 그에 따른 사업부지 변경이 이루어졌다는 주장이다.

 

이에 재판부는 강릉시에 체육시설(사업부지) 변경 이유에 대한 사실관계 요청을 했다. 강릉시는 2021년 1월 19일자 재판부의 사실조회 회신에서 “최초 환경영향 평가 협의에 따라 녹지자연도 8등급 지역에 위치한 원지형보존녹지 및 인근농경지를 제척하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즉 강릉시 자의적인 판단으로 변경했을 뿐 승산의 ‘환매’와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의견을 냈다. 

 

또 승산의 사업지속 여부에 대해 질의에도 긍정적으로 답했다. 시는 “강릉시장은 현재 이 대중골프장에 대한 실시설계가 완료되어 있어, 실질적으로 사업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는 의견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그러나 이 시점은, 승산이 골프장을 짓겠다고 시작한지 17년째 실시계획만 연기만 해 온데다, 3년전인 2018년 3월 이 부지를 다른 용도로 매각한 뒤였다.

 

이 소송에서 손해배상을 청구한 A씨는 패소했다. A씨는 '환매‘ 사실을 입증 못한 반면, 승산 측은 강릉시의 의견서와 재판부에 제출한 ‘부동산매매합의서’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환매’ 은폐 위해 비밀각서 요구한 승산 

 

<시사줌뉴스>취재결과 승산은 "환매가 아니다"라는 허위 주장으로 승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B씨의 환매 사실을 숨기기 위해 매매형식으로 계약서를 작성 한 것은 물론, 비밀유지 각서까지 요구했다. 다른 수용 토지주들의 환매 요구를 차단하기 위함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취재를 종합하면, 승산이 숨긴 B씨의 환매 과정은 이렇다.

 

승산이 대중골프장을 짓겠다며 토지를 강제 수용한지 10년째가 되는 지난 2014년 1월 B씨는 강릉시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승산이 토지를 수용한지 10년이 되었지만 공사를 하지 않고 있는 것은 토지보상법상 위반이고, 시는 청문절차를 밟아 실시계획 인가를 취소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9월부터는 승산 측에 ‘환매권’을 고지하며 답변을 요구했다. 

 

강릉시는 공문을 통해 승산에 환매 의사를 타진했고, 승산은 B씨의 ‘환매’ 요구를 수용했다.  토지 매매 금액은 토지보상법 ‘환매’ 산정 기준에 따라 10년전 수용당시 금액으로 정해졌다. ‘환매’는 일반 매매와 달리 수용당시 금액이 기준이 된다.  

     

▲ 승산이 환매를 요구하는 수용 토지주 B씨에게 실제 환매 해 준 타임라인  © 김남권




     

승산이 이렇게까지 매매 대금 손해를 보면서 환매에 응한 배경은 무엇일까? 이는 B씨가 민원을 제기한 시점과 무관치 않다. 당시 환매를 위한 실제 '합의각서‘가 작성된 2014년 10월 29일은, 승산이 3번째 실시계획(2010.12.31-2014.12.31)에 의한 공사 완공일을 불과 2개월 앞둔 시점이었다. 환매를 거부하기 위해서는 2개월 안에 골프장 건설을 완공 할 수 있어야 했다. 승산이 ‘환매’에 응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다.

 

이에 대해 B씨는 “승산이 처음에는 정상적인 공사진행을 주장하며 ‘환매’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나 당시 실계계획상 공사 준공일이 2개월여 남은 상황이어서, 시작도 하지 않은 공사를 2개월안 마칠 수 있는지에 대해 답하지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이렇게 환매를 결정한 승산은 강릉시에, B씨 토지를 사업부지에서 제척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강릉시는 2015년 3월 19일, 당초 사업부지 210,271㎡ 중, 환매가 이루어진 B씨 소유 토지 19,384㎡를 체육시설부지에서 해제했다. 또 이로 인해 연결이 끊어진 승산 소유 토지들 역시 체육시설 부지에서 동시에 해제됐다.  

 

실제 양 측이 환매에 합의한 일자는 2014년 10월 29일이었지만, 법원에 제출된 ‘부동산매매합의서’가 이보다 9개월 뒤에 작성된 것은, 승산의 요구에 의해서다. 승산은 합의각서에 "강릉시의 사업부지 변경 절차가 끝난 뒤 1개월 이 내에 ‘부동산매매합의서‘를 작성한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문서는 ’환매‘를 부인하는 결정적 증거로 법원에 제출됐다.

 

그동안 승산은 지역 주민들의 조속한 골프장 건설 촉구에 “라카이샌드파인 증축공사가 완료된 2015년 5월 이후 3단계 사업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반복적으로 설명해 왔지만, 결국 2018년 3월 이 부지를 몰래 매각해 비난을 받고있다. 

 

공익사업으로 분류되는 ‘대중골프장’ 건설 투자를 내세워 사유지를 강제수용한 뒤, 시간을 끌다 부동산 사업으로 시세차익을 올리는 민간기업의 민낯이 고스란히 드러난 셈이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는 협조한 강릉시 역시 책임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법도 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공무원들의 직무유기, 직권남용의 죄에 해당하고, 형법 제122, 123조에 따라 고의성이 있다면, 충분히 형사책임을 져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소송에 패한 A씨를 포함한 수용토지 원소유자들 5명은 승산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승산의 구체적인 환매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소송을 준비하고 있는 한 원소유주는 “앞선 손해배상 소송에서 패소했지만, 재판 결과를 뒤집을 수 있는 결정적인 증거가 나온 만큼 재 소송이 가능하다는 전문가의 해석을 받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승산은 ‘환매’는 아니었다는 취지의 주장을 <시사줌뉴스>에 전해왔다. 강릉시 역시 “오래된 자료라서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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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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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지킴이 22/04/09 [18:10]
기사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훌륭한 기사 기대하겠습니다~
뭐요 22/04/09 [07:38]
강릉시가 승산에 이렇게 퍼주는 이유가 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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