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규 강릉시장이 지시한 '오죽헌 보행통로', 특혜 논란
강릉시 "관광객편의제공 시설" vs 인근 상가 "특혜"
55김남권
기사입력 2023-03-18
![]() ▲ 강릉오죽헌시립박물관 주차장과 인근 업소 간에 직선 보행통로가 만들어진 모습 © 김남권 |
강원 강릉시장이 오죽헌박물관 주차장과 인근 한 개인업소 사유지를 연결하는 ‘보행통로를 개설하라’고 지시한 것을 두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시는 관광객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조치라고 주장하는 반면 일부에서는 특정 업소만을 위한 특혜라고 반발하고 있다.
강릉시 오죽헌시립박물관(관장 김흥술)은 최근 ‘관광객보행환경 개선공사’를 시행했다. 오죽헌시립박물관 주차장과 맞닿아 있는 인근 A 업소로 관광객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직선통로를 개설해 준다는 취지다. 총 공사비 150만원 중, 100만원은 강릉시가, 50만원은 A업소가 각각 부담하기로 했다. 시는 오죽헌시립박물관 청사유지관리 시설비 예산으로 지출했다.
당초 박물관 주차장에서 A업소에 가기위해서는 5m 가량 우회해 인도에서 진입하는 통로가 있었지만, 강릉시는 접근성을 높인다며 경계목으로 조성돼 있던 화단 일부를 제거하고 폭 2m 길이 5m 가량의 직선보행통로를 만들었다. 보행로에는 화산석 판석과 잔디를 식재했다.
취재결과 이 공사는 김홍규 강릉시장의 지시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1일 오죽헌박물관을 방문한 김 시장은 다음날 ‘보행통로’ 개설 공사를 직접 지시했고, 박물관 측은 공사 완공 후 시장에게 완공 보고전을 올렸다.
문제는 이번 공사를 두고 인근 상인들은 물론 공무원 내부에서도 “부적절하다”는 평가가 적지않다는데 있다.
강릉시가 시행한 이번 공사는 커피숍과 한식당을 같이 운영하고 있는 특정 업소를 위한 ‘전용통로’라는 점에서 인근 업소와의 형평성 문제가 발생 할 가능성이 높고, 게다가 아무런 절차도 없이 박물관 시유지를 개인 영업을 위한 통로로 제공 할 수 있느냐는 이유에서다.
![]() ▲ 강릉시가 오죽헌시립박물관 주차장에서 인근 식당으로 들어가는 진입로를 개설하기 위해 화단 일부를 제거했다 © 김남권 |
<시사줌뉴스>는 이번 논란에 대해 현업 관계자들에게 직접 물었다.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한 관계자는 “만약 어느 개인이 자기가 공사비를 모두 낼테니 박물관 주차장과 길을 내자고 민원을 낸다고 해도 불가능하다. 그런데 강릉시가 특정 업체의 전용통로를 만들어주기위해 예산을 세우고 시유지까지 스스로 제공한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은 맞다”고 말했다.
김 시장의 지시를 두고 오죽헌시립박물관 내부 결재라인에서도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관계자들은 "박물관이 수의계약 문제로 현재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이런 공사를 하는게 적절하느냐는 의견과, 만약 인근 다른 상가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면 그 책임을 누가 지느냐며 난색을 표했던 것으로 알고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흥술 관장은 <시사줌뉴스>에 “오래된 민원이었고, 관광객들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이었다”고 설명했고, A 업소 관계자는 “시 예산만 들어가는게 아니라 저희도 사유지에 대한 공사비를 내기로 했다”면서 “앞으로 점용허가 같은 것은 절차를 밟아 나갈 예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오죽헌시립박물관 측은, 수의계약 공사를 직접하고 업체로부터 뒷돈을 받아왔다는 의혹으로 지난 1월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해 현재 경찰 수사를 받고있다. 이에 김 시장은 “상반기 중 모든 공사를 하지말라”고 박물관 측에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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