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민주노총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창영운수분회는 지난 21일 강릉시청 앞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강릉시의 창영운수 감차지원금 부당지원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 노조 제공 |
강릉시가 부도위기에 몰렸던 택시법인 창영운수에게 감차보상금 45억원을 지급한 것을 두고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급작스런 폐업으로 일자리를 잃은 택시기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공급 과잉 택시 줄여보자는 취지의 택시감차 보상금, 폐업 지원금으로 사용 적절한가
민주노총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창영운수분회(이하 노조)는 지난 21일 강릉시청 앞 로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월 31일 강릉시가 창영운수 법인택시 91대를 모두 감차하는 과정에서 절차가 졸속적으로 진행되어 창영운수는 폐업과 법인 청산절차를 밟았고, 창영운수 소속 택시기사들은 하루아침에 해고자로 전락하는 사태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국민주택시노조 창영운수 분회 조합원들은 강릉시장의 해명을 요구하며 지난 3월 27일부터 강릉시청 앞에서 145일째 살인적인 더위를 참아가며 피켓시위를 매일 진행하고 있지만, 강릉시장과 과장, 계장, 국장, 주무관까지 졸속감차를 강행한 관계자들이 지난 5월 형사고발을 당하여 수사중이라는 이유로 거리로 나 앉은 해고자들의 투쟁을 수수방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특히 강릉시가 창영운수의 관리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
이들은 창영운수가 강릉시의 보조금으로 운용되는 유류비를 한번도 기사들에게 지급하지 않아 경고를 받는 등 애초에 감차사업 대상이 될 수 없었지만 강릉시는 이를 강행했고, 이로인해 해고 기사들은 회사로부터 퇴직금도 다 받지 못한 상황이 됐다는 것.
노조는 “강릉시장 김홍규에게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창영운수의 유류비 횡령을 눈감아주고, 45억5천원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강릉시민의 혈세를 악덕업체에 퍼주고, 91명 강릉택시기사의 생계까지 팔아넘기면서 강릉시가 창영운수로부터 받은 이득은 무엇입니까! 강릉시민에게 어떤 이익이 되었습니까”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강릉시장은 시민들 앞에 사죄하고 졸속감차로 인하여 부당하게 해고된 조합원들의 고용을 지금 당장 보장할 것 △강릉시는 창영운수 택시노동자들의 생계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기구를 하루 빨리 구성할 것 △강릉시의 실책으로 빼앗긴 택시노동자의 유류비와 미지급된 퇴직금을 책임지고 보상할 것 △최저임금 위반, 유류비 횡령, 퇴직금 미지급을 일삼은 창영운수 사장 처벌을 위해 적극 나설 것 등 4가지 요구사항을 강릉시에 제시했다.
한편 노조는 지난 21일 퇴직금 미지급금 체불에 관한 집단 진정서를 고용노동부에 제출한 뒤 향 후 일정에 대해, 오는 8월 31일이 춘천지방법원 강릉지원에서 진행되는 최저임금 위반 2차 소송 1심 선고 결과에 따라, 민주노총은 강릉시 규탄 현수막을 게첨하고 9월 시청 앞 대규모 집회와 행진을 벌이는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기자회견문 전문이다]
강릉시는 지난 1월 30일, 강원도 최대규모 법인택시회사, 창영운수의 택시 91대 전체를 한꺼번에 감차조치 해버렸습니다.
멀쩡하게 일하다가 하루아침에 해고자가 되어버린 창영운수 택시노동자들은 생계를 빼앗긴 황망함을 가시지 못한 채 폭염이 이어지는 길바닥에서 147일째 생존권 보장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해고자가 되어야 하는 이유도, 이례없이 비정상적으로 감차조치가 이뤄진 경과도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지난 6월 15일 강릉 시청 앞에서 강릉시가 해고노동자들의 생계를 책임질 것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김홍규 강릉시장과의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하지만 김홍규 시장과 면담 좀 시켜달라는 택시 노동자들의 간절한 민원은 강릉시청 현관 앞에서 강력하게 저지당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최윤순 행정자치국장으로부터 강릉시장과의 면담일정을 잡아보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나 돌아온 답변은 이 사건이 사법당국에 고발되어 수사 중이라 수사가 모두 마무리되면 면담을 하겠다는 무책임한 답변이었습니다.
강릉시장 김홍규는 법인택시 창영운수가 주장하는 ‘경영난’을 해결해주기 위해 45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시민 혈세를 감차 규정도 위반하면서 과감하게 집행해주었습니다. 이것이 진정 코로나 경영난의 극복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면 최소한 91명의 강릉 택시 노동자들의 생계는 다치지 않게 감독하고 지켜가면서 진행해야 하는 것이 강릉시의 최소한의 기본 책무입니다.
지난 코로나19의 여파는 온 국민에게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우리 택시 노동자들 역시도 생계가 위협당하는 고통을 함께 감내하며 상생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어려운 고비를 허리띠 졸라매고 참고 이겨냈습니다.
그런데 코로나도 죽이지 못한 택시노동자들을 강릉시와 창영운수가 죽였습니다.
하루아침에 거리로 쫓겨난지 6개월이 지나도록 우리가 강릉시에서 들은 입장은 딱 두가지 뿐입니다. 수사가 끝날때까지 기다리라는 것과 시장을 만나게 해달라는 면담요청 공문을 더 이상 반복하여 보내지 말라는 내용의 무성의한 종이 한 장입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창영운수는 지난 시기 택시노동자들에게 유류비를 한 번도 지급하지 않았고 해고당시 퇴직금도 절반밖에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특히 강릉시의 보조금으로 운용되는 유류비는 강릉시가 1년에 두 차례 관리감독을 하게 되어 있고 회사가 이를 어겼을 시에 그 회사는 폐업의 대상이 됩니다.
강릉시가 창영운수의 유류비 횡령에 대해 관리감독만 똑바로 했다면 곧 폐업할 창영운수에게 45억 시민혈세를 퍼주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강릉시장 김홍규에게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창영운수의 유류비 횡령을 눈감아주고, 45억5천원이나 되는 어마어마한 강릉시민의 혈세를 악덕업체에 퍼주고, 91명 강릉택시기사의 생계까지 팔아넘기면서 강릉시가 창영운수로부터 받은 이득은 무엇입니까! 강릉시민에게 어떤 이익이 되었습니까!
도대체 강릉시는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 곳입니까!
강릉시장 김홍규와 행정 관계자들이 최소한의 양심을 지키고 사법당국의 수사에 대해 떳떳해지고 싶다면 피해 노동자들 앞에 사죄하고 절박한 생계 대책을 지금 당장 마련해야 합니다.
해고된 창영운수 노동자들은 이미 참고 인내할 한계를 넘었습니다.
민주노총 전국민주택시노동조합 강원본부 창영운수분회는 김홍규 강릉시장이 강릉시민을 더 이상 기만하고 배신하지 않기를 바라며 다음과 같이 요구합니다.
1. 강릉시장은 시민들 앞에 사죄하고 졸속감차로 인하여 부당하게 해고된 조합원들의 고용을 지금 당장 보장하라!
2. 강릉시는 창영운수 택시노동자들의 생계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기구를 하루 빨리 구성하라!
3. 강릉시의 실책으로 빼앗긴 택시노동자의 유류비와 미지급된 퇴직금을 책임지고 보상하라!
4. 최저임금 위반, 유류비 횡령, 퇴직금 미지급을 일삼은 창영운수 사장 처벌을 위해 적극 나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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