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세계합창대회’ 허위서류 인건비 빼돌린 봉사단체
강릉시 "개인도장찍힌 출근부 받아"...협회 측 "그런 사실없다"
16김남권
기사입력 2023-09-19
![]() ▲ 지난 7.3~7.13까지 10일간 개최된 2023 강릉 세계합창대회 © 홈페이지 캡춰 |
'2023 강릉세계합창대회'에 참여했던 강원 강릉지역의 한 봉사단체가 허위 근무자 명단을 작성해 강릉시로부터 인건비를 받아 챙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단체 측은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강릉시(시장 김홍규)는 지난 8월 3일 강릉시 관 내 A협회 소속 회원 42명에게 1인당 1,103,580원씩 모두 4천6백70여만원을 지급했다. 이는 강릉시와 협회가 2023세계합창대회 행사기간동안(10일) 협회 소속 회원 42명을 교통안내 요원으로 파견 근무하기로 한 협약에 따른 것이다.
근무지역은 강릉단오제전수교육관, 강문교회, 명주예술마당, 종합경기장 등 4곳으로, 한 지역당 10여명씩 근무하는 조건으로 1인당 책정된 인건비는 92,800원이다.
강릉시 교통과 관계자는 “매일 42명이 교통안내를 지원하는 것으로 하고, 1일 근무수당은 정부노임단가 기준금액인 9만2800원으로 책정됐고, 근무지역은 강릉단오제전수교육관, 강문교회, 명주예술마당, 종합경기장 등 지역에 나가서 근무하기로 협약을 맺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근 협회 측이 허위 근무자 명단으로 인건비를 받아낸 뒤 '돌려받기' 수법으로 인건비를 유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되고있다.
<시사줌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협회 측은 세계합창대회 기간(10일)동안 42명이 인력을 파견해야 한다는 당초 협약을 어기고 1/4정도 수준인 하루 10여명 정도만 근무시켰다. 게다가 이 근무자 중에는 강릉시 관광과와 계약된 경포해수욕장 파견 근무자 일부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이중근로' 논란도 나온다.
협회 측은 정상적인 인력을 배치하지 않았지만, 실제 인건비 청구 서류에서는 근무하지 않은 사람의 명단까지 포함 42명의 도장이 찍힌 허위 출근부를 작성해 제출했고, 강릉시는 이를 근거로 42명에게 4천6백70여만원을 지급했다.
내부 사정을 잘 알고있는 한 관계자는 <시사줌뉴스>에 “원래는 매일 42명씩 10일간 파견하고 일당 92,800원씩 받기로 했지만, 실제로 4곳의 근무지역에는 2-3명 정도가 나간 것으로 알고있고, 8시간 근무를 지키지 않은 경우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회장이 시에 근무자 명단을 제출할 때는 근무하지 않은 사람까지 도장을 가져오라고 해서 명단을 작성하고, 인건비가 지급된 뒤에는 현금으로 돌려받아 절반 정도는 사무실 경비로 충당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협회 측은 개인에게 지급된 인건비를 모두 돌려받은 뒤, 근무한 사람과 근무하지 않은 사람들을 구분해 인건비를 재분배했다.
<시사줌뉴스>가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회원들은 회장의 지시에 따라 시에서 입금된 인건비 1,103,580원 중 100만원만 현금으로 인출해 협회 사무실에 전달했고, 남은 10여만원은 개인의 몫으로 주어졌다. 강릉시가 개별 지급한 4천6백70여만원 중 4천200만원이 다시 협회 측으로 건네진 셈이다.
이후 협회는 실제 근무한 사람들에게는 근무시간과는 관계없이 강릉시가 책정한 금액보다 많은 일당 15만원씩 계산해 현금으로 지급했고, 나머지는 모두 협회 운영비로 귀속시켰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제보자는 “4천2백만원 정도를 걷어서 2천만원만 인건비로 지급하고 나머지는 사무실 경비로 사용하자고 결정한 것으로 알고있다”고 말했다. 실제 근무한 인원이 매우 적었음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이번 논란에 대해 일각에서는 예견된 수순이었다는게 중론이다.
강릉시는 올해 협회 측과 경포해수욕장 11명(관광과 7/1~8/20), 세계합창대회 42명(교통과 7/3~7/13) 등 하루에 53명의 교통안내요원을 지원하기로 계약했다. 부서는 다르지만 근무기간은 중복됐다. 더구나 강릉시는 파견 근무 인원만 계약했을 뿐 실제 근무 여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않은 채 협회에 모두 일임했다. 부정수급 논란을 묵인 방조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강릉시 교통과 관계자는 <시사줌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실제 근무를 했는지에 대해서는 확인하지 못했다”면서 “당초에 협회 쪽에서 42명 10일동안 1일 8시간씩 근무하는 것을 전제로 인건비가 지급됐다”고 설명했다. 또 지급 근거에 대해서는 “출근부가 있고 그것을 토대로 지출했을 했고, 거기에는 개인도장이 찍혀서 제출받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협회 측은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A협회 회장은 <시사줌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허위로 근무자 명단을 작성한 사실도 없고 돈을 돌려받은 사실도 전혀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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