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인화력발전소 위법 공사에, 강릉시 "권한 없다" 뒷짐

강릉시의회, 시의 소극적 태도 지적... "조사 특위 구성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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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권
기사입력 2019-07-10

 

▲ 강릉 안인화력발전소 건설 공사에서 바다를 매립하는데 사용될 매립석을 실은 바지선이 안인 앞 바다에서 도착해 있다. 굴착기들이 바닷물을 퍼 올려 바지선에 실린 매립석을 세척하고 있는 장면, 규정상 매립석은 육상에서 세척해 바다에 투입해야 하지만 시공사는 바다 가운데서 세척작업을 하고 있다 .     © 김남권

 

강릉 안인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이 한창인 가운데,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항만 공사를 위한 바다매립 과정에서 해양 오염 방지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를 관리해야 할 강릉시는 '관리 감독 권한이 없다'며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해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9일 오후 강릉시의회에는 제7차 안인석탄화력발전소건설사업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배용주, 아래 발전소특위)가 열렸다. 강릉시 관계자와 안인어촌계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한 이 날 회의에서는 '안인석탄화력발전소 해상공사 현장 점검'에 따른 향후 대책이 안건으로 다뤄졌다.

 

앞서 지난 달 26일 발전소특위는 강릉시 관계자 등이 동행한 가운데 안인석탄화력발전소 해상 공사 현장 점검을 했다. 이는 시공사인 삼성물산이 해상 매립공사를 하면서 매립석 세척과 오탁방지막 시설 등 규정을 지키지 않은 채 불법 공사를 하고 있다는 민원에 대한 확인 차원에서다.

 

▲ 지난 9일 강릉시의회에서 제7차 안인석탄화력발전소건설사업대책특별위원회(위원장 배용주, 이하 발전소특위)가 열렸다. 강릉시 관계자와 안인어촌계 관계자 등 20여명이 참석한 이 날 회의에서는 '안인화력발전소 해상공사 현장 점검'에 따른 향후 대책이 안건으로 다뤄졌다.     © 김남권

 

발전소특위는 이날 현장에서 이 같은 사실을 모두 확인하고 채증했다.

 

특위 위원들에 따르면 '시방서(공사설명서)'에는 해상 매립에 사용되는 파쇄석은 현장 반입 전·후에 세척 후 투입하도록 규정되어 있지만, 이날 현장에서는 바지선에 실려온 매립석이 그대로 바다에 투입되고 이로 인해 인근 바다가 흙탕물로 변하는 장면이 목격됐다.

 

또 해상 공사시 토사 및 오염 물질의 확산 방지를 위해 설치하는 오탁방지막 그물 역시 추를 달아 수면 아래 3m까지 내려 관리해야 하지만 이 역시 지켜지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심각한 환경 오염이 우려된다고 지적하고 "당장 '공사 중지 명령'이라도 내려야 하는 것 아니냐"며 강릉시 대책을 요구했다.

 

하지만 강릉시는 "관리·감독에 대한 권한이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해 위원들의 공분을 샀다.

 

답변에 나선 신시묵 경제환경국장은 "현장에서 위법적인 요소가 있어 보이는 것으로 확인했지만 이 공사는 상급기관인 산자부 의제된 민자 사업이라서 공사에 관한 것은 강릉시가 관여 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강릉시가 할 수 있는 것은 만약 환경 문제가 발생한다면 원주지방환경청을 통해 산자부에 시정 요구 공문을 보내는 정도다"고 답했다.

 

▲ 지난 26일 발전소특위는 강릉시 관계자 등이 동행한 가운데 안인석탄화력발전소 해상 공사 현장에서 오탁방지막이 규정대로 설치 돼 있는지 갈고리로 끌어올려 확인하고 있다. 이 날 확인 결과 오탁방지막은 물위에 형식적으로 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김남권



배용주 의원은 이에 대해 "사업 공정률이 13%인데, 앞으로 4년간 매립석 70만 톤이 더 들어가야 하는데, 강릉시가 권한이 없다는 핑계로 이런식으로 방치 할 수 있냐"고 비판했고, 이재모 의원도 "5조6천억 원짜리 공사가 강릉시 관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데 상위기관에서 허가한 사항이라고 시가 관여하지 못한다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위원들은 "인근 삼척화력발전소의 경우 오탁방지막 미설치 문제 등으로 삼척시가 발전소 공사를 중단시켰음에도 강릉시는 왜 명백한 사실이 드러났는데도 손을 놓고 있느냐"며 강릉시가 안이한 태도를 보인다고 지적했다.

 

강릉시는 "삼척시의 경우 해상 공사에서 공유수면 일부에 대한 허가를 받은 상태에서 공사를 하기 때문에 '공사중지' 명령이 가능했고, 강릉시는 공사 전체를 산자부에서 허가하는 '의제' 사안이라 어렵다"며 차이점을 설명했다.

 

"'권한없다'는 설명은 잘못된 것, 대법 판례도 많아"

 

그러나 이날 회의에 안인어촌계 측 법률대리인으로 참석한 오치석 변호사는 '의제 사업이라 권한이 없다'는 강릉시의 설명은 "잘못됐다"라고 반박했다.

 

오 변호사는 특위 위원들의 설명 요청에 "대단위 사업에 있어서 의제 도입 취지는 사업 시행자가 여러 기관을 상대로 허가를 받아야 하는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한 창구 단일화가 목적"이라면서 "전원 개발법 실시계획 승인으로 공유수면 점용·사용 허가가 의제 처리되었다고 하더라도 강릉시는 공유수면 관리청으로 점용허가를 받은 자가 허가 사항을 위반한 경우 얼마든지 허가 취소 또는 공사 정지, 시정 조치를 명할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대해 강릉시의 반박이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공유수면 관리법에 대한 법제처 유권해석을 받은 서류와 최근 대법원에서 내려진 몇가지 구체적인 판례를 준비했다"며 실제 판결 내용을 설명하기도 했다.

 

설명을 모두 들은 특위 위원들은 신시묵 국장에게 '강릉시도 법률 자문을 받았느냐'고 물었고 그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자 위원들은 "같은 법률인데 어떻게 이렇게 다를 수 있느냐"며 불만의 목소리를 냈다.
 
특히 이날 회의에는 김한근 강릉시장과 안인어촌계장의 면담 내용이 공개되면서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발전소특위 회의에 참석한 안인어촌계장은 "회의 들어오기 전에 이 문제에 대해 김한근 강릉시장과 면담했는데, 시장이 '위법한 사실을 가지고 오면 공사 중지를 할 수 있다'는 답변을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강릉시 관계자는 즉시 이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박상욱 에너지 과장은 "시장님이 위법 사항이 있으면 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필요시'라는 단서가 있었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그러자 어촌계장은 "같은 이야기를 같은 자리에서 들었는데 어떻게 이렇게 다르게 해석하냐"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처럼 안인석탄화력발전소 불법 공사 문제에 대한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가운데, 강릉시의회 차원의 조사특위 구성이 추진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강릉시의회 한 의원은 "안인석탄화력발전소 불법 공사 문제에 대해 강릉시가 개입 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현 특위는 조사 권한이 없기 때문에 결국 조사특위를 구성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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